한국인 10명 중 9명이 부족하다는 비타민D, 진짜 채우는 법 4

비타민D 결핍 일러스트

밥 먹고 졸리고,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자꾸 아프고. 이거 다 의지력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한번 비타민D 수치를 체크해보는 게 낫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비타민D 결핍률은 2014년 기준 남성 75.2%, 여성 82.5%. 2020년대 들어서도 80% 안팎을 맴돌고 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부족’ 기준(20ng/mL 미만)에 걸린다는 뜻이다. 북위 37도의 실내 생활이 기본이 된 나라에서 당연한 결과다.

비타민D는 사실 호르몬 전구체다. 뼈 건강만 관장하는 게 아니라 면역세포 200여 종의 기능을 조절하고, 근육 단백질 합성에도 관여한다. 하루 4000 IU씩 3개월 먹어도 혈중 농도가 10ng/mL밖에 안 오르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흡수와 대사가 복잡하다는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타민D 보충은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햇빛 노출, 식이 섭취, 흡수율, 대사 경로 — 이 네 가지 축을 모두 이해해야 내 몸에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1. 햇빛: 하루 20분의 차이

비타민D의 80~90%는 피부에서 UVB 자외선을 받아 합성된다. 문제는 이 UVB가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 SPF 없는 피부로 팔과 다리를 15~20분 내보여야 의미 있는 양이 합성된다. 겨울철(10월~3월)에는 북위 37도의 서울에서 UVB 자체가 거의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즉 반년 동안은 피부 노출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구조다.

자외선 차단제도 변수다. SPF 15만 발라도 UVB의 93%가 차단된다. 평소 선크림을 꼼꼼히 바르는 사람이라면 여름에도 비타민D 합성이 거의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산책 나갈 때 10분 정도는 선크림 없이 팔을 걷고 걸어보는 게 하나의 전략이다. 물론 장시간 노출은 피부암 위험을 높이므로 20분을 넘기지 않는 게 핵심.

비타민D 풍부 식품 연어 고등어

2. 음식: 연어·청어·고등어가 정답

비타민D를 자연적으로 많이 포함한 식품은 생각보다 적다. 연어 100g(약 500~1000 IU), 청어(약 300 IU), 고등어(약 250 IU), 달걀노른자 1개(약 40 IU), 표고버섯(UVB 조사 제품 한정) 정도가 주요 공급원이다. 우유와 두유는 대부분 강화 제품이고, 라벨을 확인하지 않으면 실제 함량을 알기 어렵다.

매일 연어 200g을 먹을 수 있다면 영양제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봐도 한국인의 하루 평균 비타민D 섭취량은 2~5μg(80~200 IU) 수준이다. 성인 권장량(400~800 IU)의 절반도 안 된다.

여기서 하나 팁을 주자면, 비타민D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기름과 함께 먹어야 흡수율이 올라간다. 아침에 비타민D 영양제를 먹는다면 그냥 물로 삼키지 말고, 참기름이나 올리브오일을 약간 곁들인 샐러드와 함께 먹는 게 낫다. 지방이 없는 상태에서 먹으면 흡수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3. 보충제: 종류와 용량을 알아야 효과가 산다

비타민D 영양제는 크게 두 가지 형태다. D2(에르고칼시페롤)와 D3(콜레칼시페롤)다. D3가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는 형태이고, 흡수율과 반감기 모두 D2보다 약 2~3배 우수하다. D2는 주로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되므로 비건 제품에 쓰이지만, 효능 측면에서는 D3를 권장한다.

복용 용량은 생각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 NIH 기준으로 성인 하루 권장량은 600~800 IU지만, 결핍이 의심된다면 1,000~2,000 IU가 일반적인 유지 용량이다. 4,000 IU는 안전 상한선으로, 이를 초과하면 고칼슘혈증 위험이 생긴다. 특히 신장 결석 경험이 있다면 2,000 IU 이하로 유지하는 게 안전하다.

흡수율을 높이는 간단한 요령이 하나 있다. 비타민D를 아침 식사 중에 먹는 것이다. 2023년 유럽영양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지방을 포함한 아침 식사와 함께 비타민D를 복용한 그룹이 공복에 복용한 그룹보다 혈중 농도 상승 폭이 50% 더 컸다. K2와 함께 먹으면 칼슘이 동맥이 아닌 뼈로 가는 데 도움을 준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 근거 수준은 제한적이다.

체중과 비타민D 요구량 차이

4. 개인차: 체중이 높을수록 더 많이 필요하다

비타민D는 지용성이므로 체지방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하다. BMI 30 이상의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비타민D 요구량이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방 조직이 비타민D를 ‘가둬버리기’ 때문이다. 같은 2000 IU를 먹어도 BMI에 따라 혈중 농도 상승 폭이 크게 달라진다.

노인도 주의 대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의 비타민D 합성 능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신장에서의 활성화 기능도 저하된다. 70세 이상은 동일한 햇빛 노출에도 젊은 성인보다 30% 미만의 비타민D만 합성된다는 보고가 있다. 같은 이유로, 노인이 비타민D 영양제를 먹을 때는 D3 형태로 하루 1000~2000 IU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활용하세요

비타민D 보충은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한다. 가능한 날엔 점심시간 15분 산책으로 피부 노출을 확보하고, 연어·고등어를 주 2회 이상 식단에 포함하며, D3 형태의 영양제를 아침 식사와 함께 1000~2000 IU씩 챙기는 식이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채우는 속도가 따라오지 않는다.

비타민D는 3개월 정도 꾸준히 보충해야 혈중 농도가 안정적으로 오른다. 일주일 먹고 효과를 보는 영양제가 아니다. 체감이 안 된다고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최소 12주는 꾸준히 챙겨보길 권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건강 관리의 절반은 끝난 셈이다.